"잃어버린 4년 억울"…뙤약볕 아래 검찰청 1인시위 나선 시민

2020-06-06 13:35:57

[촬영 전창해 기자]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7억원의 재산피해를 입고 가정도 파탄 났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청주지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오모(57)씨에게 지난 4년은 '잃어버린 세월'이다.

건축업자인 그는 동업자로부터 공사비를 받기 위해 유치권을 행사하다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오랜 기간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했다.

최근에서야 대부분의 혐의를 벗었으나, 억울함을 풀 수 없었던 오씨는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뙤약볕 아래 거리로 나섰다.

6일 오씨에 따르면 그는 2015년 8월 청주시 흥덕구의 한 빌딩 8층 내부를 도시형생활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맡았다.

하지만 동업 관계에 있던 건물주로부터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고, 그 사이 건물 소유권이 A씨에게 넘어가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유치권을 지키려는 오씨와 그를 내보내려는 A씨 일행 7명과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씨가 공사를 방해했다고 판단, 그를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했다.

결국 그는 유치권을 잃게 된 것도 모자라 A씨의 고소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유치권을 인정하지 않고 특수협박, 상해, 폭행,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그를 재판에 넘겼다.

2016년 6월 시작된 재판은 지난 3월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서 비로소 끝이 났다.

법원은 그에게 상해 관련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나머지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특히 그가 적법하게 유치권을 행사했음에 무게를 두고, A씨 측에 대항한 행동도 상당 부분 정당행위로 봤다.

오씨는 "사건 당시 A씨와 맞고소가 이뤄졌지만 경찰과 검찰은 모두 내게만 죄를 물었다"며 "4년여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누명은 벗었으나 검찰은 여전히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 판결을 근거로 A씨를 다시 고소했으나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는 "공사대금 7억원을 받으려고 유치권 행사를 했으나 긴급체포 후 모든 것을 잃었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검찰의 부실 수사를 입증하고, A씨 측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씨는 최근 A씨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항고했다. 항고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원에 재정신청도 낼 계획이다.

재정신청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적절한지 법원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에 공소 제기(기소) 명령을 내려 사건이 재판으로 넘어간다.

청주지검 관계자는 "민원인의 사정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수사는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며 "현재 항고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그에 적합한 충분한 조사 뒤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jeonch@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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