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핫포커스]'선 순환 구도'의 정착, 허삼영 감독이 밝히는 '콜업의 조건'

2020-06-30 08:30:23

삼성 허삼영 감독은 1,2군 선순환 구도를 만들기 위해 콜업의 원칙을 세우려 노력중이다.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2020시즌. 희망적이다.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아프고 지치면 쉰다. 벤치의 백업 선수가 공백을 메운다.

부상과 부진이 길어지면 퓨처스리그로 이동한다.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잘 준비된 자가 올라와 공백을 메운다.

자연스러운 순환 구도의 정착. 말 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화수분'이라 불릴 정도로 두툼한 선수층이란 근본적 셋업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삼성은 과연 두산의 전성기 같은 '화수분'이라 불릴 만한 두터운 선수층을 갖춘걸까.

대답은 '낫 옛(Not yet)'이다. 아직은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꽤 많이 나아졌다. 주요 선수가 한꺼번에 빠져나갔던 지난 4년 암흑기와는 다르다. 하위권에 머물며 꾸준히 모은 유망주들이 하나둘씩 포텐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삼성의 주전급 선수들은 상위권 팀들에 비해 압도적이지 않다. '순환'이 가능해진 이유다.

허삼영 감독은 애당초 삼성 주전 전력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을 냉철하게 인정하고 시즌을 준비했다. 캠프 때부터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최소화 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비 주전급 선수들이 주전급 선수처럼 활약하는 루트는 두가지. 퓨처스리그에서 엄청나게 노력하고 준비해 올라오는 것이 첫번째. 1군에서 기회를 얻는 것이 두번째다.

'가진 전력 극대화'에 나선 허삼영 감독이 주목한 부분이었다. 시즌 초 부터 선수를 최대한 다양하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허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백업 선수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 싶은 것"이라고 토로한 적이 있다. 미리 대안을 발굴해 놔야 픽픽 쓰러질 여름 승부에서 '대응'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롯데와의 사직 3연전 깜짝 스타 이성곤의 등장은 박계범의 갑작스러운 허리통증 이탈이 있어 가능했다.

실제 허삼영 감독은 "아픈 선수는 절대 안 쓴다"고 공언했다. 조금만 아프면 쉰다. 장기레이스에서 주전을 보호하고 그 참에 백업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연승이 이어지지는 않는다. 삼성은 올시즌 많은 위닝시리즈에도 불구, 스윕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당장은 아쉽지만, 멀리보면 저축하고 있는 셈이다.

1,2군 순환구도가 정착되고 있지만 일단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허삼영 감독에게는 철저한 '콜업의 원칙'이 있다.

첫째, 올라오자마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최상의 상태다. 허 감독은 "콜업된 뒤 벤치에서 몇 경기를 앉아 있을거면 차라리 2군에서 경기를 뛰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그는 "누구나 퓨처스리그에 갈때 보완점이 있다. 그걸 보완해 올라오자 마자 주전으로 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콜업을 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해민도 김헌곤도 김동엽도 콜업 후 바로 라인업에 포함돼 활약 중이다.

둘째, 1군 엔트리의 '공백' 여부다. 퓨처스리그에서 아무리 준비가 잘 된 선수라도 현재 1군 선수들이 모두 잘 하고 있으면 콜업 기회는 없다. 허삼영 감독은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연일 호투로 콜업을 준비중인 불펜 투수 장필준에 대해 "빨리 보고 싶은데 경쟁력 있는 구위를 회복했는지 여부를 더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불펜 투수들이 잘 하고 있다. 자리를 만들기 위해 잘 하고 있는 선수를 빼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누구를 위해 누구를 뺀다는 건 명분이 없다"고 선을 그엇다. 이유는 하나. "긴장감과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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