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핫피플]첫 5연속 볼넷 아픔 지운 역투, 롯데 김대우가 3698일만에 쏜 희망

2020-07-01 07:00:00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롯데 김대우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6.30/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발의 한'을 푸는 데 꼬박 3698일이 걸렸다.



30일 NC 다이노스전에 대체 선발로 나섰던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의 투구는 '재발견'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만큼 강렬했다. 김대우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가진 NC전에서 2⅓이닝 1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42개. 노경은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대체 선발로 NC전에 나선 김대우는 기대 반 우려 반 출발한 경기에서 제 몫을 해내면서 롯데 벤치를 미소 짓게 했다.

사실 '선발 김대우'를 떠올릴 때 희망보다 불안이 컸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 탓이다. 김대우는 2009년 사직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2안타 6볼넷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이 경기서 프로야구 최초로 5연속 볼넷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김대우나 롯데 모두에게 아픔이었다.

3698일 만에 다시 잡은 선발 기회. 10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 다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선 김대우는 흔들림 없는 투구를 이어갔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NC 타선을 상대로 거침없이 공을 뿌렸다. 최고 149㎞를 기록한 투심을 비롯해 직구, 포크볼, 커터를 구사하면서 맞섰다. 3회초 1사후 이명기에게 내준 첫 안타가 구원 투수의 실점으로 연결된 부분은 아쉬웠지만, 이날 김대우의 투구에 모두가 박수를 보냈다. 김대우는 이날 경기 중 한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롯데는 김대우를 시작으로 강동호까지 무려 11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대8로 이겼다. 승패없이 물러난 김대우지만, 이날 투구와 팀 승리는 11년 전의 아픔을 떨쳐내기에 충분한 결과물이었다.

김대우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지만 긴장은 되지 않았다. 감독님과 고참, 동료들이 '0-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던지라'고 해서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승리의 기쁨보단 이닝을 마무리 짓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김대우는 "오늘 미리 2~3이닝을 던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가 투 아웃만 더 잡아 3이닝을 채웠더라면 동료 투수들이 덜 고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활약을 발판으로 김대우는 불펜에서 더 중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는 비록 NC전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시즌 초반 활약한 필승조가 흔들리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추격조로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대우의 모습은 롯데 허문회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하다.

김대우는 "시즌 초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다. 지금은 내려놓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항상 팀과 동료들에게 도움만 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남은 시즌 지금처럼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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