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에 쏟아 낸 치열함' FC서울 vs 수원 삼성, 슈퍼매치가 돌아왔다

2020-07-05 07:20:00

2020 K리그1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고광민이 동점골을 넣은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7.04/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삐~'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선수들은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마지막 슈팅'의 주인공 한승규(FC서울)는 앉을 힘도 없었던지 그라운드 위에 쓰러져 버렸다. 물러설 곳 없던 90분. 치열함의 흔적이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과 이임생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은 수원 삼성이 격돌했다. 두 팀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대결에서 실력을 겨뤘다.

FC서울과 수원 삼성,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K리그 최고의 라이벌 열전이다. 숫자가 이를 입증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집계 결과에 따르면 K리그 최다 관중 10위 안에 슈퍼매치는 무려 다섯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더욱 뜨거운 경기. 두 팀은 만날 때마다 '으르렁'하며 스토리를 쌓아 왔다.

2020년 첫 번째 슈퍼매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두 팀의 현재 상황 때문이다. 종전까지 FC서울은 9위, 수원 삼성은 10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 일각에서는 '단두대 더비'라는 말이 나왔다. 게다가 두 팀은 최근 몇 년 동안 '슈퍼매치'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소극적 플레이로 싸늘한 눈총을 받았다. 팬들은 두 팀의 경기를 '슈퍼매치'가 아닌 '슬퍼매치'로 불렀다.

킥오프. 예상을 뛰어넘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초반 분위기를 가지고 간 것은 수원 삼성이었다. 수원 삼성은 경기 시작 7분 만에 상대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수원 삼성 박상혁이 슈팅을 날리는 과정에서 FC서울의 윤영선의 뻗은 팔에 공이 맞은 것. 비디오 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타가트가 침착하게 성공했다.

서울이 맞불을 놨다. 전반 28분 박주영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박주영은 조영욱이 건넨 패스를 득점으로 완성했다. 슈퍼매치 통산 9번째 골. 이로써 박주영은 데얀(현 대구FC·8골)을 제치고 슈퍼매치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팽팽한 1-1 균형. 수원 삼성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타가트와 김건희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3-1로 벌어졌다.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FC서울이 반격에 나섰다.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원식 대신 김남춘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1분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분위기를 탄 서울은 4분 뒤 고광민의 골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다시 원점. 수원 삼성은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강습 중 짬을 내 합류한 염기훈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서울 역시 김진야와 조영욱 대신 고요한과 윤주태가 차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승점 3점을 향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맞섰다. 하지만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마지막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다. 결과는 3대3 무승부. 치열했던 90분이 끝났다.

경기 뒤 최 감독은 "전반에 공수 균형이 무너져 주도권을 내줬다. 후반에 선수들이 잘해줬다. 따라붙을 수 있는 저력을 봤다. 이제 팀이 정상적으로 가고 있지 않나 싶다. 승리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FC서울을 이기려고 선수들과 노력을 했는데, 팬들께 승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막판 실점이 숙제인 것 같다. 후반에 들어가면 체력을 소진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맞다. 더 좋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3대3 무승부로 FC서울은 90차례 슈퍼매치에서 34승24무32패를 기록하며 근소한 우위를 가지고 갔다. FC서울은 2015년 4월 18일 원정 경기에서 1대5로 패한 이후 리그 수원전 17경기 연속 무패(9승 8무)를 이어갔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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