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인]"아직 승부할 때 아니"라던 허삼영 감독, 7월 들어 달라졌다

2020-07-07 09:18:52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롯데 삼성 9회말 허삼영 감독 부산 사직 야구장 2020년 6월 27일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허삼영 감독이 달라졌다.



시즌 초만 해도 연승 욕심을 내지 않았던 사령탑. 먼저 2승을 하고도 좀처럼 스윕은 나오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타선이 강하지 않은 탓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당시 "연승을 이어가려면 타선이 터져줘야 한다. 선발 투수가 늘 퀄리티스타트를 하면서 잘 던질 수는 없다. 중간에 한번씩은 타선의 힘으로 이기는 경기로 (연승을) 이어 붙여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다 직전 시리즈였던 대구 SK전에 시즌 첫 스윕을 달성했다. LG와의 주말 2경기까지 접전 끝 승리로 파죽의 5연승. 연장 12회 혈투 끝 승리 다음날인 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허삼영 감독은 평소와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를 했다. 전날까지 2연투를 한 오승환에 대해 "오늘도 불펜 대기한다. 빚을 갚아야죠"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틀간 9개, 26개를 던졌는데 오승환 선수는 3연투를 할 수 있다. 본인도 희망한다. 다시 한번 상황이 된다면 1이닝 정도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 운영 과정에 있어서도 이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1루에서 1루수 이성곤을 최영진으로 바꿨다. 2회 라모스 강한 타구에 실책을 범한 이성곤은 5회 선두 타자 홍창기의 강습타구를 막아내지 못해 내야안타를 내줬다.

문책성은 아니었다. 수비 강화 차원이었다. 허 감독은 실수를 성장 과정으로 보는 사령탑. 수비 실수 때문에 이닝 중 선수를 교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다만, 5회를 최채흥의 승부 이닝으로 봤다. 왼손 타자 이천웅의 강습타구에 대한 대비였다. 선수단 전체에 던진 '이기자'는 메시지였다.

최채흥은 2-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 위기를 혼신을 다한 피칭으로 실점 없이 막아냈다. 최고 구속이 147㎞까지 나왔다. 5회까지 89구.

5일 전인 지난 화요일(6월30일) SK전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공(108구)을 던진 터. 두차례의 큰 위기를 전력 피칭으로 넘겼다. 더는 무리였다. 임무는 거기까지였다.

허삼영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6회 부터 장필준을 올렸다. 이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뜻이었다.

허 감독의 메시지는 선수단에 전달됐다. 하지만 '마운드가 힘들 때 타선이 터져줘야 한다'는 허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점수 차를 벌려야 할 순간을 아쉽게 놓쳤다.

2-0으로 앞선 5회말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2사 후 김상수가 안타로 출루했다. 박해민이 정찬헌의 가운데로 몰린 130㎞ 포크볼을 당겼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었다.

원심은 홈런 콜. 하지만 우익수 채은성의 문제제기로 비디오 판독 끝 인정 2루타로 정정 됐다. 철조망 앞 공간으로 공이 사라졌다는 판독 결과였다. 만약 홈런이 됐다면 LG의 추격의지가 완전히 꺾일 수 있었던 순간. 아쉽게도 2사 만루가 된 이 찬스에서 삼성은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이승현 김윤수 김대우 등 3명의 불펜투수 휴식일. 삼성 벤치는 7회에 올린 노성호의 제구가 흔들리자 우규민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로 1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8회 한 이닝만 넘기면 '파이널 보스' 오승환에게 리드를 넘길 수 있었던 경기. 하지만 한점 차 리드 셋업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장지훈에게는 쉽지 않은 미션이었다. 결국 8회 6실점 하며 오승환의 3연투도 없던 일이 됐다.

조금 달라진 허 감독의 승부수. 결과는 살짝 빗나갔지만 승부수를 충분히 던져볼 만한 경기였다.

연승의 신바람 야구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에,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 시나리오 대로 이겼다면 2연속 위닝 시리즈이자 파죽의 6연승으로 4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6월 까지 줄곧 "아직은 승부할 때가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 왔다. 차분하게 '때'를 기다려온 사령탑. 무더워지는 7월, 서서히 그 '때'가 오고 있다.

허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7월까지 상위권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하면 8월에는 천군만마 심창민이 온다. 모든 팀이 지칠 시점. 허 감독의 승부수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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