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역대급 무더위…긴 장마에 가전업계 '울상'

2020-08-04 13:29:12

올해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됐던 것과 달리 장마가 길어지면서 가전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6월에도 호조를 보이던 에어컨 판매가 7월 이후 급감하면서 '성수기 특수'가 사라진 것. 올해 에어컨 최대 판매처인 수도권에서 이달 중순까지 역대 최장의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에어컨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꺾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4일 전자업계와 가전 유통매장에 따르면 6월 들어 증가했던 에어컨 판매가 7월 이후 크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가전회사들은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 에어컨 생산 공장을 풀가동시키는 등 에어컨 판매 증가를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월에는 일찍 찾아온 불볕더위 덕분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에어컨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며 2017년에 세웠던 연 250만대 판매 기록 달성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중부지방의 장마가 이달 13일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51일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자 가전업계에선 '사실상 올해 에어컨 장사가 끝났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달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에이드 등 주요 에어컨 제조업체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7월을 크게 밑돌았고, 올해 6월 실적에도 못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에어컨 판매가 부진하면서 가전 양판점도 비상이 걸렸다. 에어컨 인기 모델의 경우 최소 2주 이상 대기가 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에어컨 재고 처리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가전업계는 이달 중순에 장마가 끝나고나면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판매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예년 수준의 판매량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늦더위가 시작된다 해도 에어컨 판매 기간이 짧고, 신제품을 기다리는 수요자들은 내년으로 에어컨 구입을 미룰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에어컨 250만대 판매량을 기록한 2017년 이후 2018년과 2019년까지 3년 연속 가전업계의 효자 노릇을 해준 에어컨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장마가 길어지면서 제습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제습가전의 판매는 늘어났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일주일간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이들 제습가전 3종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평균 50%가량 증가했다. 의류관리기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0%, 건조기 60%, 제습기는 20% 늘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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