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강한 2번' 류중일 감독, "양준혁과 함께 했다면 그가 2번"

2020-08-10 08:16:52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의 경기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가 5-2로 승리했다. 류중일 감독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8.07/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10일 현재 385경기가 열린 가운데 10개팀 2번타자들의 홈런수는 96개로 전체 755홈런 가운데 12.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2번타자들의 희생번트는 18개로 전체 241개 중 7.5%에 불과하다.



5년 전인 2015년 시즌 기록을 보자. 2번타자들의 홈런수는 112개로 전체 1511홈런 중 7.4%에 그쳤지만, 희생번트는 전체 834개 가운데 232개로 그 비율이 27.8%에 달했다. 5년이 흐르는 동안 2번타순에서 홈런은 5.3%포인트가 늘었고, 희생번트는 20.3%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즉 2번타자의 역할이 크게 바뀌었다는 이야기다.

올시즌 팀마다 '강한 2번타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대표적인 2번타자로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를 꼽을 수 있다. 2번타자의 역할에 관해 과거에는 작전수행, 기동력, 출루가 강조됐다면 지금은 장타와 적시타, 출루에 모아진다. 올시즌 타순별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순위에서 2번은 0.817로 3번(0.892), 4번(0.820) 다음으로 높다.

KBO리그에서 강한 2번타자 개념에 처음 관심을 가진 사령탑은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당대 최강 야마이코 나바로를 2번 타순에 기용하곤 했다. 류 감독은 "강한 2번타자는 (국내에서)내가 처음 한 건데 지금은 다 하고 있다. 원래 내 것인데"라며 농담을 던지면서 "미국에서는 2000년대 이전부터 2번에 홈런타자를 기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코치 시절 그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현대야구에서 2번은 장타력도 있고 출루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2018년 LG로 옮긴 류 감독은 가장 이상적인 2번타자로 김현수를 꼽는다. 장타력과 출루 능력을 모두 갖춘 타자로 김현수 만한 선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김현수를 2번에 배치하려면 4번타자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2번타자 출루하면 주로 4번타자가 해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김현수의 타순을 묻는 질문에 "라모스가 잘 하면 4번을 치고 현수가 2번으로 가는 게 가장 좋다. 라모스에 달렸다"고 했었다. 잘 알려진대로 LG 외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시즌 초반 폭발적이었다. 허리 부상을 입기 전인 6월 11일 이전 그는 홈런 1위, 장타율과 OPS는 2위였다. KBO 출입 기자단과 팬 투표로 선정하는 월간 MVP 5월의 주인공이 라모스였다. 당시 김현수는 주로 2번타자로 나섰다. LG의 공격이 가장 잘 풀리던 때다.

그러나 이후 LG 타순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라모스가 허리 부상 후 깊은 슬럼프에 빠졌고, 이천웅 채은성 박용택 김민성 등 부상 선수들이 잇따랐다. 현재 LG 2번타자는 오지환이고, 김현수가 4번, 라모스는 6번에 고정돼 있다. 지금의 LG 타선은 그런대로 효율적이다. 특히 김현수가 4번타자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라모스도 6번 타순에서 간간이 장타를 날리며 한층 편안한 타격을 보여준다. 오지환도 7월 이후 2번 타순에서 타율 3할6푼5리의 맹타를 터뜨리고 있다.

류 감독은 라모스의 4번 복귀 가능성에 대해 "절대 안한다"며 손사래를 친 뒤 "지금 잘되고 있는데 바꿀 이유가 없다. 현수가 4번에서 너무 잘하고 있지 않나. 끝까지 지금처럼 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양준혁을 언급했다. "내가 (삼성)감독할 때 양준혁이 있었으면 2번타자로 기용했을 거다. 장타력, 출루율도 좋고 주자 1루에 있을 때 당겨치는 것도 잘하고, 또 열심히 뛴다"고 했다. 양준혁은 2010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고, 류 감독은 2011년 삼성 사령탑에 올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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