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구 던진 류현진, 부상 아냐…PS 1차전 가능" 신중한 토론토. 1선발 숨기기

2020-09-27 09:02:46

토론토 류현진.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팀의 1선발이자 에이스다. 4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그 운명이 걸린 1차전 선발은 어쩌면 당연해보인다.



하지만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언더독의 입장인 만큼 최대한 카드를 숨기겠다는 것. 류현진의 1차전 선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대한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몬토요 감독은 2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앞두고 "류현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 여부는 그의 컨디션에 달렸다. 1차전이 될지, 2차전이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에게 부상이 있나'라는 말에 "부상은 아니다. 휴식이 더 필요한지 살펴보는중이다. 아직 보고받은 내용은 없다"면서 "우리의 선발 로테이션은 정해진 게 없다. 다양한 옵션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선발 타이후안 워커를 42구 만에 내리고, 이날 선발로 예고됐던 맷 슈메이커의 등판을 취소하고 TJ 조이크를 올린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것. 워커는 26일 투구수 42개, 슈메이커는 지난 22일 뉴욕 양키스 전에서 54개를 기록했다. 주력 선발투수 3명(류현진 워커 슈메이커) 중 누구든 1차전에 기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셈이다. 혹은 류현진이나 워커의 선발등판 후 슈메이커를 불펜으로 활용하고, 로비 레이를 3차전 선발로 내세울 수도 있다.

류현진은 경기 전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최근 화제가 됐던 '펑고'도 내야 전체를 대상으로 다시 한 번 펼치는 등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 속한 토론토는 뉴욕 양키스에 1경기반 뒤진 지구 3위다. 현재로선 AL 전체 1위를 확정지은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맞대결이 유력하다.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 감독은 일찌감치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 찰리 모튼이 1~3차전 선발로 출격한다고 예고한 상황. 하지만 토론토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양키스가 모두 패할 경우 두 팀의 순위가 바뀌면서 상대팀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에이스는 1차전에 출전한다. 하지만 몬토요 감독은 전날 "아직 포스트시즌 선발 순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모든 경기의 비중은 똑같다"면서 "류현진은 약간 통증이 있다. (양키스 같은)좋은 팀을 상대로 100구를 던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휴식시간을 좀더 부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스 앳킨스 단장도 같은 입장이다. '에이스의 1차전 등판'이란 전통에 휘둘리지 않고, 전력 노출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입장이다.

올시즌 류현진은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토론토 팀내에서는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웠을 뿐더러, 팀내 최다승 투수이기도 하다. 7번의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 이하)로 여전한 안정감을 뽐냈다.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1차전은 오는 30일 열린다. 류현진이 25일 양키스 전에서 많은 공을 던진 만큼, 4일 휴식 후 등판해야하는 1차전보다 2차전을 겨냥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에이스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 등판은 팀의 기세와 선수의 명예 등 다양한 의미가 있다. 한미일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팀들이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류현진의 컨디션에 문제가 없다면, 몬토요 감독의 전력 숨기기일뿐 류현진이 1차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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