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결산] ① 막내 NC·kt의 동반 성장…SK·한화의 동반 몰락

2020-10-31 10:26:48

10월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와 함께 우승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년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막내 구단의 약진으로 마무리됐다.



9번째 프로 구단인 NC 다이노스가 창단 9년, 프로 1군 진입 8시즌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2013년 프로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해 2015년 1군에 뛰어든 kt wiz는 창단 최초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데 이어 4개 팀이 벌인 2위 혈전에서 마지막으로 승리해 플레이오프 탑승권을 거머쥐었다.

동반 성장한 NC와 kt가 정규리그 1, 2위에 차례로 포진한 것 자체가 큰 뉴스다.



눈부시게 도약한 두 팀과 달리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는 시즌 초반부터 무너져 하위권으로 추락한 끝에 결국 승률 3할대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고 각각 최하위,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승수 쌓기의 제물이 된 SK, 한화의 조기 추락은 순위 싸움에도 큰 영향을 끼쳐 중반까지 8개 팀이 포스트시즌 티켓 5장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로 이어졌다.



그 결과 NC, kt와 더불어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등 투타에서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갖춘 서울 삼총사가 가을 야구 초대장을 거머쥐었다.
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는 5강 싸움에서 차례로 낙오한 끝에 8위, 7위, 6위로 2020시즌을 마감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가리기 위한 5강의 마지막 레이스는 11월 1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 코로나19 여파로 5월에 개막…처음부터 이어진 NC의 독주
지구촌을 덮친 역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이래 최초로 시범경기를 건너뛰고 5월 5일에야 개막했다.

확진자가 없어 KBO 사무국은 리그를 중단하지 않은 채 예정대로 6개월 만에 정규리그를 마쳤다.

정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 프로 10개 구단과 선수들의 공이다.
50일 넘게 중부지방에 장마가 이어진 탓에 경기가 많이 취소되기도 했지만, 9∼10월 청명한 가을 날씨 덕분에 차질 없이 일정도 기한 내에 소화했다.



NC는 개막 8일 후인 5월 13일부터 1위를 꿰찬 뒤 6개월 내내 선두를 독주한 끝에 10월 24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한때 LG, 키움 등 경쟁팀에 턱밑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NC는 순위 싸움의 중대 분수령이던 9월에만 10연승을 질주하는 등 17승 1무 8패의 높은 승률을 올리며 격차를 벌린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사령탑 2년 차인 이강철 감독의 kt도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8월 말까지만 해도 롯데, KIA와 5위를 다투던 kt는 9월에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 승률(0.731·19승 7패)을 올리고 2위로 도약했다.

이어 LG가 시즌 막판 운명을 가를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등 하위권 두 팀과의 대결을 모두 내준 틈을 타 2위를 확정하고 첫 포스트시즌을 플레이오프부터 치르게 됐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토종 3선발 투수 소형준(13승 6패)과 올해 KBO리그 최고 타자 반열에 오른 멜 로하스 주니어가 kt의 공수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NC, kt에는 밀렸지만, 정규리그 최종일에 LG와 키움을 각각 4위, 5위로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서는 기적을 연출하며 포스트시즌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안정적으로 2위를 달리다가 4위로 미끄러진 LG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 키움은 투타에서 기대를 밑돈 끝에 5위로 가을 야구를 준비한다.


◇ 통하지 않은 윌리엄스·허문회·허삼영의 매직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이자 워싱턴 내셔널스의 감독을 지낸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선수와 지도자를 통틀어 역대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중 가장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편견 없는 선수 기용과 철저한 실리 야구로 지휘봉을 잡자마자 KIA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윌리엄스 감독은 그러나 에이스 에런 브룩스가 가족 문제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족을 돌보고자 브룩스가 미국으로 돌아간 9월 22일 이래 KIA는 30일까지 13승 21패라는 처참한 성적에 그쳐 5강 싸움에서 떨어져 나갔다.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 발언 등으로 희망을 잃지 않던 허문회 롯데 감독과 전력분석팀장 출신으로 전통의 명문 구단 삼성을 이끈 허삼영 감독은 초보 사령탑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에서 두 감독은 초보 티를 벗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문회 감독은 시즌 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겠다고 밝혔고, 허삼영 감독은 마무리 훈련부터 지옥 훈련을 예고해 상반된 두 감독의 지도 방식이 내년에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는 팬들이 많다.


◇ 한용덕·손혁 감독 중도하차…염경엽 감독은 자진 사퇴
올해도 어김없이 부진한 성적 탓에 중도에 옷을 벗은 감독이 나왔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구단 자체 최다 연패 신기록(14연패)을 쓴 6월 7일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시즌 개막 후에 한 달이 갓 지난 시점이었다.



한화는 6월 14일 두산을 제물로 18연패에서 벗어나 역대 KBO리그 최다 연패 신기록 수립 직전에서 겨우 탈출했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악몽과도 같던 2020년을 마감하고 새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키움 감독에 선임된 손혁 감독은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긴 10월 8일 전격 사퇴했다.

키움의 당시 순위가 3위였는데도 사퇴의 이유가 성적 부진이어서 더 큰 궁금증을 낳았다.

손 전 감독과 키움 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허민 이사회 의장 간의 갈등이 폭발한 탓이라는 얘기가 나도는 등 뒷말이 무성했다. 야구인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난도 빗발쳤다.


성적 부진에 따른 심각한 스트레스로 경기 중 쓰러지는 등 건강 문제로 올 시즌 두 차례나 더그아웃을 비운 염경엽 SK 감독은 계약 기간을 1년 남기고 30일 자진 사퇴했다.

SK도 20년 만에 구단 최다 타이인 11연패를 답습하는 등 초반부터 고꾸라져 회복하지 못하고 시즌을 접었다.
절치부심 명예 회복을 노리는 팀들의 새판짜기와 포스트시즌(PS) 진출팀의 우승 경쟁으로 11월의 야구 시계는 여전히 바쁘게 돌아간다.
cany9900@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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