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관광업계 직원들 줄줄이 감소…생존 몸부림도

2020-11-23 12:15:21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사와 화장품, 면세점 등 관광산업 분야 상장사 대부분에서 직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대규모 인원 감축 사태가 벌어지진 않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할 경우 경영난에 따른 구조조정 단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고용유지지원 최대 기간마저 만료 시기가 속속 다가옴에 따라 관광산업 종사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관광산업 실적 부진에 줄줄이 직원 수 감소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현재 여행업종 상장사 6곳의 직원 수는 4758명으로 집계 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400명(7.8%) 줄어든 수치다.

이중 하나투어 직원 수가 2354명으로 146명(5.8%) 줄었고 모두투어 91명(7.9%), 노랑풍선 75명(13.6%), 레드캡투어 48명(10.8%), 참좋은여행 26명(7.0%), 세중 14명(11.0%)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화장품과 호텔·면세 관련 상장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 직원 수는 5855명으로 올해 들어 209명(3.4%) 줄었다. LG생활건강은 76명(1.7%), 애경산업은 67명(7.2%) 감소했다.

호텔신라 직원 수는 2397명으로 192명(7.4%), 신세계는 2714명으로 49명(1.8%) 감소했다. 롯데지주는 153명으로 26명(14.5%) 줄었다.

항공사들도 소폭이지만 직원 수가 줄었다. 제주항공은 3183명으로 9개월 사이에 123명(3.7%) 줄었고 아시아나항공 113명(1.2%), 대한항공 71명(0.4%), 진에어 64명(3.3%), 티웨이항공 59명(2.6%) 감소했다.

이처럼 관광산업 분야 상장사들의 직원 수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이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1분기 275억원, 2분기 518억원, 3분기 30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모두투어,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등 대부분 여행사도 적자 행진을 하고 있다.

면세점과 호텔 사업을 함께 하는 호텔신라는 3분기 1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올해 1분기부터 계속 적자를 보였다.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에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지난해 동기(1075억원)와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났다.

▶고용유지지원 만료 앞두고 무급휴직·희망퇴직 이어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행업계에는 무급 휴직 바람이 거세다. 올해 고용유지지원 제도를 활용해 유·무급 휴직·휴업을 이어오던 여행사들은 이마저도 한계 기간에 다다르자 무급 휴직과 희망퇴직 등의 카드를 줄줄이 꺼내 들고 있는 것.

하나투어는 이달 말까지인 6개월간의 무급 휴직을 내년 3월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첫 무급휴직 기간에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덕분에 기본급의 50%를 받았지만, 고용유지지원 최대 기간(180일)이 만료됨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아예 한 푼도 못 받는다.

하나투어에 앞서 자유투어도 11월부터 남은 직원들은 급여 0원의 무급 휴직에 대한 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투어도 지난 8월부터 직원 1100명 중 90% 이상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 내년 1월까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만, 그 이후에는 이마저도 끊긴다. 롯데관광개발도 내년 3월 지원금이 종료된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고용유지지원조차 받지 못한 개미 여행사들은 물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상품을 취급 판매하던 수많은 대리점들도 사실상 휴업 상태라는 점에서 여행업계의 일자리 실종 규모는 더 크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무급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지금이라도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행사 중에는 이미 희망퇴직 등을 실시해 몸집을 줄인 곳도 있다. 자유투어 직원 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13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30명 정도로 줄었다. NHN여행박사도 지난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될 경우 여행업계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여행 상품 판매 등 생존 몸부림

상황이 어렵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 만도 없다. 관광산업을 휩쓸고 있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몇몇 '생존의 몸부림'이 보이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23일부터 전 세계 해외여행 상품을 정상 판매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정상영업에 나서는 초강수를 둔 것. 특히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업계 1위, 2위가 모두 무급 휴직 등 긴축 경영에 나서는 것과 정반대의 공격적 행보다.

참좋은여행은 '코로나 블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여행 욕구 분출을 위해 프로젝트 명과 상품 명도 '희망을 예약하세요'로 정했다. 동남아 핵심 휴양지와 일본 중국은 내년 3월부터 순차적으로 출발하는 일정이며, 북유럽(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은 6월,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는 7월15일부터 예약 출발이 가능하다. 사전 예약 때 보증금으로 거는 여행 예약금은 평소 대비 10분의 1 수준인 1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출발이 불가능할 경우 100% 환불 조건도 달려 있다.

항공업계는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무착륙 비행상품을 내놨다. 정부는 국내를 넘어 무착륙 비행 상품을 국제선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가 발표한 '무착륙 국제관광 비행'은 타국 입국·출국이 없는 국제선 운항을 1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항공편은 우리나라 공항에서 출국해 인근의 타국 영공까지 2~3시간 선회비행 후 착륙 없이 복귀하고, 출국공항으로 재입국하는 상품이다. 이용객은 일반 여행자와 동일하게 기내면세점은 물론 시내와 출국장, 입국장 면세점에서 모두 구매가 가능하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무언가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런 노력이 여행사와 면세점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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