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제한이 무색하다.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야구팬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야구장 주위에는 암표상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4차전까지 2승2패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은 5차전까지 모든 경기 티켓이 매진됐다.
악재도 있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는 전체 수용 인원의 50% 이내가 입장 가능했다. 고척돔의 경우 8200명이 해당됐다. 2차전까지는 820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단계로 상향 조정되면서 KBO는 협의 끝에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관중 입장 비율을 30% 이내로 내렸다. 티켓 판매분도 8200장에서 5100장으로 줄어들었다. 이미 예매가 끝났던 경기들은 자동으로 예매 취소 처리됐고, 다시 예매를 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이어졌다.
당연히 티켓 예매는 더 어렵다. 연속 매진 행렬로 알 수 있듯, 한국시리즈를 향한 팬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매년 반복되는 예매 전쟁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주의를 하는 상황에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실 지금은 방역 수칙을 워낙 엄격하게 지키는데다, 관중석에서 음식물 섭취나 육성 응원도 불가하다. 또 경기를 관람하는 내내 모든 입장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여러모로 불편한 요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를 향한 야구팬들의 열기는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다보니 암표도 여전히 존재한다. 앞선 시리즈는 물론이고, 한국시리즈에서도 고척돔 주변에서 암표를 판매하려는 판매상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과거 입장 제한이 없었던 시기와 비교해 암표상의 절대적 숫자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암표 구매를 권하는 암표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남는 티켓을 팔아달라", "한국시리즈 티켓 있다"는 말을 조용하게 흘리면서 구매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렵게 예매에 성공해 한국시리즈를 보러 온 한 야구팬이 경기장내 보안 요원들에게 "저기 암표상이 있다. 어디에 신고하면 되나"라고 묻는 장면도 보였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