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마친 직후. 김원형 투수코치의 SK 와이번스 신임 감독 부임이 발표됐다. 김원형 투수코치는 지난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함께한 멤버다. 두산에서 오래 몸 담지는 않았지만, 작년부터 2년간 두산 투수들을 지도해왔다. 하지만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후 코칭스태프 교체를 결정한 SK가 한 발 더 빨리 움직였다. 차기 사령탑을 물색하던 와중에 김원형 코치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고, 결국 신임 감독으로 최종 낙점됐다. 두산에서도 김원형 코치의 친정 컴백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감독 부임이라는 사실은 발표 직전에서야 알게 됐다.
사실 코치에서 감독으로 영전하는 경우는 보내는 팀에서도 흔쾌히, 기쁘게 보내주는 게 관례다. 김원형 감독과 김태형 감독 그리고 두산도 쿨하게 이별했다. 더 좋은 보직으로, 더 큰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당연히 보내줄 수밖에 없다. 뿌듯하면서도 씁쓸하게도, 두산은 이미 두번이나 경험을 했었다. 한용덕 전 한화 감독과 이강철 현 KT 감독도 김원형 감독처럼 두산에서 주요 코치를 맡다가 타팀 감독으로 이동했었다. 공교롭게도 두산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매년 포스트시즌 시기에 코치들의 이적이 겹쳤다는 게 단점이었지만, 지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작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새 팀을 꾸리려는 구단은 마음이 바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배터리 코치로 포수 부문을 맡아온 조인성 코치는 친정팀 LG 트윈스로 옮기게 됐다. LG 역시 류지현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꾸리고 있다. 특히 류지현 감독-김동수 수석코치 구성에서 알 수 있듯, LG를 잘 알고 있고 LG 출신 코치진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조인성 배터리코치 영입 또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모든 것은 결과론이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아무런 타격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떠나는 코치들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함께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결국 준우승에 그쳤다. 그동안 팀을 함께 꾸려왔던 1군 핵심 코치들의 유출은 두산 구단, 특히 김태형 감독에게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두산은 최근 2군에서도 몇몇 코치들에게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통보했었다. 1,2군 전반적으로 코치진에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