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27일(한국시각) 미국 현지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베네수엘라대표팀 감독과 계약했다. 이 자리에서 수베로 감독은 "구단의 방향성에 맞춰 팀을 성장시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젊고 역동적인 팀으로 변화하고자 하는 구단의 의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도 전했다.
사실 한화의 첫 번째 타깃은 수베로 감독이 아니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재빠르게 다른 감독을 접촉했었다. KIA 타이거즈도 지난해 접촉했다 개인사 때문에 데려오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역시 한화도 후보의 개인사를 극복하지 못하고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부임 이후 사실상 팀을 새로 만들었다. '제로 베이스' 속에서도 주전 선수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켰지만, 이전 사령탑들에게 중용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적극 기회를 부여해 팀 전력을 끌어올렸다. 베테랑 나주환과 나지완이 그렇다. 나주환은 SK 와이번스에서 방출된 뒤 KIA가 영입해 시즌 초중반 부상을 하기 전까지 '핫 코너' 3루수로 잘 활용했다. 그 동안 대타로 전략했던 나지완은 윌리엄스 감독 체제에서 중심타자로 부활했다. 특히 '반쪽짜리 선수'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났다. 지명타자를 최형우에게 넘겨주고 좌익수 수비까지 전담하면서 서서히 안정감을 가져다줬다.
윌리엄스 감독은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춘 지도자였다. 경기장 밖에선 한 없이 부드러운 아버지였다. 자신이 활용해야 할 선수들에게는 항상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중에는 카리스마와 승부욕이 넘쳤다. 표정은 좀처럼 변화가 없고, 잘못됐다고 생각한 심판 판정에는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그 속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와 다른 한국 야구의 불문율을 공부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메이저리그의 선진야구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