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데려오는데 연봉이 얼마냐에 따라 기대치도 달라진다. 많이 받은 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한화 이글스가 새로 영입한 2명의 외국인 투수를 보며 기대치를 높게 잡을 수는 없을 것같다. 한화는 29일 외국인 투수 2명과 계약했는데 우완 투수 닉 킹엄과는 총액 55만달러(인센티브 20만달러), 좌완 투수 라이언 카펜터는 총액 50만달러(인센티브 10만달러) 에 계약했다.
카펜터는 올해 대만프로야구에서 뛰었던 투수다. 꾸준히 던졌고,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것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지만 대만리그의 수준이 한국보다는 떨어지기에 과연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둘의 보장액 총액수는 75만달러에 불과하다. 웬만한 팀의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들의 보장액보다도 적다. 물론 이들이 내년에 못한다는 보장은 없고 예상외의 호투로 한화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도 있다.
한화에 확실한 국내 에이스가 없는 상황이라 외국인 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한화는 비록 부상이긴 해도 방출당한 외국인 선수와 대만리그에서 뛴 선수를 영입했다. 팬들의 기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가성비 외국인'을 데려오는 팀은 10개 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가 유일했다. 아무래도 번만큼 쓸 수 있는 구조인 키움은 좋은 선수를 싸게 영입해 잘 쓰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키움에 왔던 에릭 요키시의 몸값은 인센티브 포함 50만달러였고, 2018년 교체 선수로 왔던 재리 샌즈도 50만달러(인센티브 포함)에 재계약했다. 그런데 요시키는 지난해 13승9패를 기록했고, 샌즈는 타점왕에 오르면서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렸다.
한화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키움이 한화와 다른점은 국내 선수의 수준이다. 키움은 국내 선수 전력이 최상위권인 팀이다. 국내 선발에 불펜이 안정돼 있고, 타선도 박병호 이정후 김하성 등 리그 최정상 타자들이 즐비하다. 외국인 선수의 부족한 부분을 국내 선수들이 채워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한화는 키움과 큰 차이를 보인다. 가능성있는 유망주들이 많지만 이들의 잠재력이 터지기 위해선 승리의 경험이 필요하다. 이기면서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패배는 선수들에게 나쁜 경험만 쌓이게 한다.
이제 팬들에게 내년시즌에 대한 희망을 안길 수 있는 부분은 FA뿐이다. 한화는 고액 연봉 베테랑들이 빠져나갔고, 외국인 선수도 비교적 적은 돈을 들여 데려와 저축한 돈으로 구단의 주축이 될 수 있는 FA를 데려올 수 있을까. 궁금증이 커지는 한화의 겨울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