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비하인드]"2021 우승 도전vs미래 준비" KT-롯데 깜짝 트레이드의 속사정

2020-12-04 12:52:19

신본기와 박시영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롯데를 떠나 KT에서 새롭게 도전한다. 군복무중인 최건은 롯데에서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을까(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팀의 미래인 최 건을 내줘 아쉬움이 있지만, 전력 보강을 위한 선택이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단맛'을 본 KT 위즈가 2021년에도 '대권'을 겨냥했다. 빅딜은 아니지만, 팀의 미래보다는 즉시 전력 보강에 중점을 뒀다.

KT는 4일 롯데와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입단 3년차 신예 투수 최 건과 2021 신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베테랑 신본기와 박시영을 받았다. 신본기는 내야 전 포지션 커버가 가능한 유틸리티, 박시영은 147~8㎞의 직구가 주무기인 불펜 요원이다.

2020시즌 전 KT의 목표는 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5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신인왕 소형준이 국내 투수 최다승(13승)으로 호투하고, 멜 로하스 주니어가 리그 4관왕-시즌 MVP를 거머쥘 정도의 활약을 펼치면서 정규시즌 2위의 감격을 누렸다.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젊은 팀이긴 하지만, 유한준을 비롯해 박경수 황재균 베테랑들이 팀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는 팀이다.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한 이상, 다음 목표는 한국시리즈 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에야 최종 순위가 결정될 만큼 숨막히는 순위싸움이 펼쳐진 결과, 불펜의 피로도가 쌓였다. 불펜이 흔들리면서 시즌 도중 위기를 맞기도 했다. 리그 2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주권(70이닝)을 비롯해 유원상(64이닝), 김재윤(60⅔이닝) 등 주력 불펜 3명은 60이닝 이상을 던져야했다. 특히 주권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70경기-7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박시영의 영입은 불펜에 숨통을 틔어줄 카드다. 이숭용 KT 단장에 따르면 KT는 시즌 중부터 꾸준히 박시영의 영입을 타진해왔다. 박시영은 김민 조현우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

"박시영의 상태를 꾸준히 체크했다. 시즌 막판 구위가 좋았다. 직구 구속도 147~148㎞까지 나왔다. 회전수가 좋고 경험도 쌓인 선수다. 내년에 (불펜에서)좋은 역할을 해줄 거라고 본다."

유격수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백업 내야수의 부재 역시 KT의 약점이었다. 올시즌 KT는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144경기 전경기를 소화했다. 타율 2할3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591의 타격 성적이 썩 좋지 않았지만, 내야 수비의 중심인 심우준을 대신할 만한 선수가 없었다. 또 2루 박경수-3루 황재균 베테랑 라인은 든든하지만, 강민국 박승욱 천성호 등 그 뒤를 받치는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신본기는 이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고, 심우준의 휴식시간을 부여함은 물론 당장의 안정감을 안겨줄 수 있는 선수다. 유격수는 물론 내야 세 포지션 모두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

반면 롯데는 미래를 선택했다. 당장 2021년 팀 전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트레이드다. 최 건은 2021년 11월에야 제대하고, 2차 3라운드가 낮은 순번은 아니지만 신인은 내후년에야 합류하기 때문.

성민규 단장은 '미래를 보고 내린 선택'임을 강조했다. 내야가 풍부한 롯데에 신본기의 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오윤석은 안치홍의 2루 주전 자리를 위협할 만큼 성장했고, 3루는 잠재력을 터뜨린 한동희와 그 자리를 꿈꾸는 김민수가 있다. 유격수는 내년에도 마차도와 함께 할 예정이며, 배성근과 신용수가 뒤를 받친다. 주목받는 신인 나승엽 역시 3루와 유격수가 모두 가능한 선수다.

박시영은 오랫동안 롯데 불펜의 한 축을 맡아온 선수지만, 지난해 공헌도는 높지 않았다. 36경기 30⅓이닝 소화에 그쳤고, 평균자책점은 8.01에 달했다. 빠른 직구를 지녔지만, 오른손 투수임에도 오른손 타자에 약점을 보이는 등 활용하기 쉽지 않은 투수다. 대체불가 불펜이라고 보긴 어렵다.

새롭게 영입한 최 건은 1999년생의 어린 투수다. 1m83, 92kg의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강속구가 일품이다. 아직 1군 기록은 3경기에 불과하지만, 2019년 퓨처스리그 마무리로서 평균자책점 1.73, 6세이브 2홀드라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남겼다.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의 지휘 하에 리빌딩을 진행중인 롯데에겐 탐나는 카드였다. 여기에 올시즌 상황에 따라 투수와 타자 양쪽으로 활용 가능한 신인 지명권까지 손에 쥐었다.

신본기와 박시영은 1989년생 동갑내기 베테랑이다. 롯데는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두 선수 대신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부여할 수 있게 됐다. 현재의 도전을 택한 KT, 젊음과 미래를 택한 롯데, 두 팀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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