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도 팔아야 하나"…민주당 다주택 압박에 기초의원 골머리

2021-01-17 09:33:11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충북의 한 기초자치단체 A의원은 요즈음 주택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주택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천 심사 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 상황이다.

A의원의 주택은 모두 3채인데, 실거주용을 뺀 나머지는 50㎡도 안 되는 다세대 주택과 지분 20%의 상속받은 집이다.

처분 대상인 다세대 주택의 경우 의원이 되기 훨씬 전부터 매물로 내놨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애물단지'가 된지 오래다.

또 다른 의원 역시 집을 당장 팔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의정활동을 하지 않을 때는 감·호두나무를 재배하는데, 배우자 소유로 된 주택은 곶감을 만들 때 이용하는 작업장이다.
절기상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전후한 10월 하순부터 이곳에서 감을 깎아 곶감 만드는데, 다주택 보유자로 분류됐다고 해서 이 작업장을 팔 수도 없는 노릇이다.

17일 민주당 충북도당 등에 따르면 도내 11개 시·군 의회 기초의원 132명 중 85명이 이 당 소속이다.

지난해 3월 공개된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을 기준하면 이들 중 배우자 주택까지 포함, 다주택 보유자는 40%인 34명에 달한다.

주택이 포함된 복합건물, 아파트, 단독주택 수를 종합할 때 7채 1명, 6채 3명, 5채 1명, 4채 2명, 3채 7명이다. 나머지 20명은 2채씩 소유하고 있다.

적지 않은 기초의원들이 실거주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팔아야 하는 처지다.

민주당은 이해충돌되는 상임위원회를 맡은 경우 지난해 말까지 다주택 문제를 해결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사보임 하라는 지침을 내린바 있다.

이해충돌 경우가 아니더라도 오는 3월까지는 다주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투기성 주택 보유가 확인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다주택 해소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공천 불이익 등으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이런 탓에 부인이 장모로부터 상속받은 아파트를 보유했던 한 기초의원은 해당 아파트가 팔리지 않자 다시 장인에게 돌려준 일도 있다.

이렇다 보니 다주택 문제를 해결하라는 민주당의 방침에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기초의원은 "농사일을 하는 데 필요한 주택을 가진 의원이 지방에는 많다"며 "투기용이 아닌 만큼 제출한 소명서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주택 명의를 자녀에게 넘기면 1주택처럼 보여 공천 불이익을 피할 수 있겠지만 편법까지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털어놨다.

ks@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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