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대호와 양현종이라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연봉 자체만으로 톱을 다툴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둘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매시즌 같은 액수로 연봉 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호는 2017년 1월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4년 150억원에 계약하면서 계약금 50억원에 매년 25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4년 연속 KBO리그 '연봉 킹'의 자리를 지켰다. 양현종은 2016년 말 FA가 돼 KIA 타이거즈와 매번 1년 단위 계약을 했는데 최근 3년 연속 23억원의 연봉(인센티브 별도)을 받았다.
두 선수는 이번 오프시즌서 나란히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이들은 연봉 1,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최근 4년간 몸값을 유지한다면 올해도 둘이 연봉 톱을 다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원소속 구단인 롯데와 KIA가 그렇게 해줄 지는 미지수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진출 변수가 있다. 그러나 최근 KIA가 양현종 측과 만나 계약 조건을 주고받음으로써 국내 잔류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잔류하기로 할 경우 양현종도 연봉만 23억원씩 받던 최근 3년간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지난해 올린 11승10패, 평균자책점 4.70의 성적은 최근 4시즌 중 가장 좋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양현종은 올해 33세로 여전히 전정기를 구가할 수 있는 나이다. KIA는 2014년 풀타임 선발로 자리잡은 이후 별다른 부상없이 매년 170이닝 이상을 던진 것을 포함해 그동안 보여준 양현종의 팀 공헌도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23억원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상징성 있는 금액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다년 계약이라면 계약금이 변수가 돼 연도별 책정 연봉 자체가 줄어들 수는 있다.
이대호와 양현종이 이들과 올시즌 최고 연봉을 다툴 후보라고 봐야 한다. 특히 양현종에게 시선이 쏠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