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상은 시즌 초반 황대인과 잠깐 플래툰으로 활용됐지만, 사실상 주전 1루수로 중용됐다. 126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2할4푼6리 96안타 8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0.366, 출루율 0.341.
아쉬움이 컸다. 개막 이후 두 달간 타격감이 굉장히 좋았다. 6월에는 타율 3할4푼7리를 기록하기도. 그러나 7월부터 내리막을 탄 타격 사이클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백업 황대인도 정상 타격감을 찾지 못할 때라 유민상이 계속 선발로 나섰지만, 무안타 경기가 늘어갔다. 무엇보다 팀이 시즌 막판 5강 경쟁 중이던 시기에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부분이 큰 아쉬움이었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에 윌리엄스 감독도 결단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공격력 강화는 윌리엄스 감독이 비 시즌 기간 풀어야 할 숙제 중 한 가지다. 외부에서 영입된 강타자가 없기 때문에 내부 자원의 능력치를 최대한 향상시켜야 했다. 포지션 전환을 통해 최적의 라인업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윌리엄스 감독이 변화를 줄 곳이 1루다. 첫 번째 옵션으로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터커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윌리엄스 감독과의 면담에서 1루수 전환을 사실상 확정짓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우익수 수비율이 떨어진는 터커에게도 1루수 전환은 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무엇보다 대학교 때까지 1루수를 봤던 터라 어색함이 없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하다. 터커의 1루수 전환으로 유민상은 백업으로 밀려날 처지다. 헌데 28일 KIA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유민상의 이름은 없었다. 유민상은 함평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펼쳐질 퓨처스(2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한다는 것이 KIA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계현 KIA 단장은 "터커가 왼손타자이기 때문에 1루수 백업에 오른손 타자 황대인을 둔 것 뿐"이라며 전략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함평과 달리 광주 챔필은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1군과 2군 개념보다는 광주와 함평으로 나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2군 캠프에서 좋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40분 안에 광주로 올라와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민상도 우리에게 귀한 자원"이라고 전혔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