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도 감정 지닌 인간…정치 아닌 사람에 주목해야"

2021-05-14 08:17:44

2년 평양살이 경험 담은 린지 밀러의 '북한, 어느 곳과도 같지 않은 곳' 책 표지

"내가 북한에서 할 수 있던 것은, 나와 대화하는 북한 주민들을 친절하게 대하고 그들에게 (외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뿐이었다. 나 역시 그들을 북한 정권의 일부로 바라보지 않고 한 인간으로 대했다"
평양 주재 영국 외교관의 아내로 2017년부터 2년간 북한에 거주했던 경험을 담은 책을 집필한 린지 밀러는 14일 연통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밀러는 북한에 거주했던 경험을 담은 책 '북한, 어느 곳과도 같지 않은 곳'(North Korea, Like Nowhere Else)을 최근 영국에서 출간했다.

책에는 수필 16편과 밀러 씨가 북한에 머무르면서 찍은 평양의 길거리, 주민들의 모습, 풍경 등 사진 200여 장이 실렸다.

그가 책을 쓰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밀러는 "북한 주민들도 세계 어디에나 있는 사람처럼 생각과 감정이 있는 인간"이라면서 "(북한을 바라볼 때) 정치적인 것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 말고 '사람'에 주목하고 사진 속의 사람들에게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들이 우리 사회의 일부라는 점을 계속 상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책에 수록된 사진 중 가장 의미 있는 사진으로는 평양으로 이송되는 젊은 군인들의 모습을 꼽았다.

밀러는 "나는 이 사진에서 '군인'이 아닌 '재미있고, 친근하고 유머감각 있는 젊은 남성'을 보았다"며 "독자도 이 사진을 통해 나와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사진으로 북한의 순간순간을 담았고, 그 순간을 '연결'하려고 했다. 나에게 북한은 내가 연결한 순간순간을 이어 붙인 것이었다"고 전했다.
책 표지에 북한 여자 군인의 사진을 게재한 이유를 묻자 "우리가 사진 속 그녀를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생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녀의 군복을 잊고 그녀를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답했다.
책 제목에 담긴 의미에 대해서는 "나는 이 책을 통해 '북한은 어떤 곳이야'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고 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 '거기 어땠어'라고 질문하고, 답을 듣는 건 쉽고 간단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에 대해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그에 대한 답변은 쉽지 않다. 어느 하나 간단한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밀러는 북한을 대표하는 문화로 '음식'과 '노래(음악)', '등산 등 야외활동'이 바로 떠오른다고도 했다.
뮤지컬 감독이자 작곡가로 활동 중인 그는 "이 책을 통해 몰입형 연극과 같은 경험과 소통을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이 책이 북한 정권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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