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인]'성적 없는 리빌딩은 없다' 오늘에 발 딛고 내일을 바라 보는 사령탑

2021-05-13 13:20:47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2021 KBO리그 경기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4.04./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즌 중 사령탑 교체의 내홍을 겪은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전임 허문회 감독의 교체 이유에 대해 '방향성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1,2군 순환을 통해 현재는 물론, 미래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구단의 방향성에 대한 소통의 동맥에 경화가 왔다는 뜻이다.

프로야구단 감독 자리, 쉬운 일은 아니다.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성적 없는 리빌딩은 없다'는 말처럼 오늘의 성적이 없다면, 내일을 도모할 기회 자체가 없다. 장기적 안목으로 진득하게 기다려 주는 구단은 없다.

그렇다고 미래를 담보로 마냥 바닥을 치는 성적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한화 팬들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호의적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예상보다 선전하기 때문이다. 맥없이 지지 않기 때문이다. 패배 속에서도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령탑이 있다.

하위권을 맴돌던 신생팀을 강팀으로 바꿔 놓은 KT 이강철 감독이다. 강백호 등 소수를 제외한 선수 면면을 보면 화려하지 않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들도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에 가깝다. 그럼에도 '원팀' KT는 강하다.

현재와 미래를 버무릴 줄 아는 '야구 요리사' 이강철 감독의 힘이다.

이 감독은 1군에서 쓸 만한 선수들을 2군에 마냥 방치하지 않는다. 선수별로 엄격한 기준을 두고, 이를 충족하면 올려서 기회를 준다. 그 과정에서 선수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롯데에서 이적한 투수 박시영.

그는 시즌 초까지 2군에 머무르다 최근 합류했다. 2경기 2이닝 동안 안타 없이 탈삼진 3개로 무실점. 그동안 뭘 했을까.

이강철 감독은 "시즌 전 구종이나 각도 교정이 필요했다. 하이 패스트볼이 살아야 포크볼 등 떨어지는 공이 사는 유형의 투수다. 포인트를 높여 잡는 연습을 투수코치와 상의하면서 했는데 개막 엔트리 정할 때도 조정이 덜 된 거 같더라. 본인도 인정을 하고 납득을 해서 그동안 2군에서 준비를 해왔다. 이제는 아래로 찍히는 볼이 줄었다. 준비를 충실히 잘 한 거 같다. 좋은 쪽으로, 잘 될 수 있는 쪽으로 잘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완의 거포 문상철.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감독은 12일 삼성전을 앞둔 브리핑 끝무렵에 "(전날) 상철이도 잘 쳤는데"라며 취재진의 질문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도 빠질 수 있는 홈런 수를 이 선수가 채워줘야 한다. 기회를 쪼개서 주고 있는데 중요할 때 하나씩 해주면 좋다. 바라는 게 홈런인줄 알지만 에버리지가 있는 타자가 된다면 훨씬 도움 되는 선수가 될 것 같다. 기회는 열려 있으니 선수 하기 나름이다. 내년은 지명타자가 빌 수도 있다. 멀리 보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타석에 안 나가는 공백을 줄여주려고, 기회 되는 대로 한 타석이라도 이어가도록 그렇게 생각하고 쓰고 있다. 얼마나 잘하고 싶겠느냐.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며 믿음과 동기부여를 심어줬다.

올시즌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완 김민수.

이닝 욕심을 스스로 버리려 애쓰고 있다. 선발투수 출신이라 길게 던질 능력은 충분한 투수. 상황에 따라 멀티 이닝을 주고 싶지만 선수를 위해서 자제하고 있다.

이 감독은 "욕심부리지 말자 하고 끊어 쓰고 있다. 한 이닝을 더 가면 결과 안 좋더라. 욕심 나긴 하는데 선수도 살리는 것 같고. 쓰면서 시간을 두고 이닝을 맞춰 가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성장은 구단의 자산이자 힘이다. 나아갸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할 수는 없다. 선수 별로 성장 기간도 다 제각각이다. 결국은 조화의 문제요, 시각의 문제이자, 소통의 문제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에 양 발을 단단히 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시선은 내일을 향해 있다.

윈나우 속 맞춤형 리빌딩 과정. 어떤 결과가 나올까. 먼 훗날, KT위즈 야구단 역사에 기억될 이름 석자, 이강철 감독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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