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이기는 경기에 익숙하다"는 말이 나오다니...주장 황재균도 느낀다

2021-06-14 08:37:03

KT 위즈 황재균(왼쪽)이 지난 8일 SSG 랜더스전을 승리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이기는 경기에 익숙해졌다,"



KT 위즈 선수가 이런 말을 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KT 주장 황재균은 지난 13일 수원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마치고 가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0-2로 뒤진 3회말 1사 1,2루서 한화 선발 김민우의 139㎞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왼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리며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5연승을 달린 KT는 32승23패를 마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KT가 시즌 50경기 이후 순위표 맨꼭대기에 오른 것은 2015년 1군 참가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지난 시즌에도 1위로 나선 적은 없었다. 지난해 전반기 5~7위에 머물던 KT는 후반기 맹렬한 기세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이 때문에 올시즌 KT의 비상(飛上)이 일시적이거나 우연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황재균은 "팀 분위기는 아주 좋다. 이기는 경기가 많다 보니 선수들이 거기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면서도 "1위지만 승차가 작아 한 경기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쫓기는 느낌 없이 즐기면서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1위 소감을 밝혔다.

이강철 감독도 연승을 벌일 때마다 "승리에 익숙해졌다"는 말을 한다. 이제는 선수들 사이에 패배 의식이 사라지고, 어떤 팀과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이 감독의 진단이다.

KT의 탄탄해진 전력은 투타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팀 평균자책점은 4.19로 4위, 팀 타율은 2할7푼9리로 1위다. 역전승이 17경기로 가장 많고, 역전패는 7경기로 가장 적다. 4연패가 두 번 있었을 뿐, 4번에 걸쳐 4연승 이상을 달렸다. 이기는데 익숙하다고 할 만하다.

황재균은 2006년에 입단한 프로 16년차지만, 우승 전력을 지닌 '강팀'에서 뛰어본 적은 없다. 그의 포스트시즌 경력을 살펴보면 한국시리즈 기록은 전무하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1~2012년, 그리고 지난해 KT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 그의 가을야구 최고 성적이다. 각 구단 고참 선수들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를 제외하면 황재균 만큼 우승이 간절한 선수도 없다.

주장이자 붙박이 2번 3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황재균으로서는 책임이 막중하다. 그는 지난 4월 24일 롯데전에서 수비를 하다 안치홍의 타구에 얼굴을 맞고 코뼈가 부러져 한 달 넘게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지난 1일 복귀해 좀처럼 장타가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터다. 부상 이전의 타격감을 찾기가 그렇게 녹록치는 않았다.

황재균은 "그동안 복귀 후 장타가 안 나와 너무 답답했다. 속이 뻥 뚫린 기분이다. 한꺼번에 뚫린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배트를 집어 던졌다"며 "올해 20홈런은 힘들겠지만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마음 편히 하려고 한다. 무조건 타점이 중요하다"며 각오를 다졌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0홈런을 때린 황재균은 올시즌 이제 겨우 2홈런, 14타점을 올렸다. 남은 89경기에서 최대한 타점을 끌어 모아보겠다는 것이다. KT가 시즌 막판까지 선두 싸움을 이어가려면 황재균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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