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단속 어쩌나" 경찰, 청소년보호법·건축법까지 동원

2021-06-18 08:26:33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인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체험방이 충북에도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이를 관리하고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어 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현재 리얼돌 체험방 운영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2019년 대법원이 리얼돌 수입금지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하면서 수입과 판매가 모두 허용됐다.
리얼돌을 이용해 영업하는 체험방 역시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어 행정기관 허가를 받거나 신고할 필요가 없다. 학교 주변 200m인 교육환경보호구역만 아니면 어디든 영업이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풍속사범 단속을 하는 경찰의 고충이 크다.

영리 목적으로 리얼돌을 대여해 음란행위를 하게 하는 방식이 윤락업소 등과 다를 바 없지만 성매매처벌법 등을 적용할 수 없다 보니 '우회 단속'을 하는 실정이다.

충북경찰청은 지난 16일 리얼돌 체험방에 대한 일제단속에 나서 업주 A(3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그에게는 위락시설 용도변경이 불가능한 오피스텔에서 청소년 유해시설 표시 없이 리얼돌 체험방을 운영하면서 음란물 시청용 가상현실(VR) 기기를 제공한 혐의(청소년보호법·건축법 위반)가 적용됐다.

업주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영업한다"며 경찰 단속에 불만을 터뜨렸다.

A씨 역시 "문화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는 있지만, 성인용품으로 개인의 욕구를 풀게 하는 곳"이라며 "무조건 유해시설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경찰도 관리상 한계를 호소한다.

한 경찰관은 "오피스텔이 아닌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에서 위락시설 용도로 청소년 출입제한 표시를 하면 단속이 불가능하다"며 "시민 눈총이 따갑더라도 리얼돌 자체가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에 소극적인 단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충북경찰청이 파악한 도내 리얼돌 체험방은 모두 3곳.

주택가 등에서 간판이나 홍보물 등을 내걸지 않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용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황이다.

시민들은 리얼돌 체험방을 유해시설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진희 청주 참교육학부모회 대표는 "리얼돌 체험방을 교육시설에서 떨어뜨리는 것 자체가 유해성에 대한 반증"이라며 "여성의 외모와 신체를 모방했기 때문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거나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훈 충북경찰청 풍속수사팀장은 "리얼돌 체험방, 성인용품점과 같은 신종 업종을 제도권 안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며 "영업허가를 받아야 하는 업종으로 바꾸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의견을 냈다.

충북경찰청은 다음 달 31일까지 리얼돌 체험방 관련 불법행위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kw@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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