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서 돌입한 5세트에서 OK금융그룹 주전 세터 곽명우는 사실상 '몰빵 배구'를 펼쳤다. 부상에서 돌아온 레오에게만 주구장창 토스를 배달했다.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94.44%. 다행히 레오가 11득점, 공격 성공률 64.71%를 기록하면서 역전 드라마를 장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승리에도 웃지 않았다. 석 감독은 "사실 중앙에 키 큰 선수들이 있어서 편안하게 속공으로 맞추면 되는데 굳이 백A 퀵오픈으로 레오에게 맞추더라"며 "명우가 부담이 많다. 당시 레오에게 모두 올리면 세터로서 욕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기고 싶으니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며 제자를 감쌌다.
석 감독의 한숨이 더 짙어졌다. 또 다시 세터의 경기 운영에 불만을 드러냈다. 석 감독은 "세터의 경기 운영도 아쉬운 부분이다. 레오에게 투 블로킹, 스리 블로킹이 오는데 계속 공을 준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배구를 너무 단순하게 하고 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석 감독은 3세트에 곽명우 대신 권준형을 교체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그러나 불붙은 삼성화재의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석 감독은 "준형이는 명우보다는 다양한 패턴을 가져가긴 했다. 다만 공격수가 때릴 수 있는 공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석 감독은 탈꼴찌 가능성에 대해 "이 분위기면 쉽지 않다"면서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