뻣 속까지 진심이다. 사비를 털어 후배 임준섭, 영건 선발 후보 김이환 김기중과 함께 제주에 미니캠프를 차렸다. SK 시절 절친 후배인 빅리거 김광현과 합동 훈련으로 '선발투수'로서의 루틴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훈련장소였던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는 류현진도 있었다.
보름 넘는 기간. 붙박이 선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 됐음은 물론이다.
자신의 주 전공 불펜 후배 챙기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자신이 맡았던 마무리를 이어받을 후배 성장에 진심이다. "작년은 제가 마무리의 모습 아니었잖아요. 감독 코치님과 폭 넓은 대화를 나눴고, 어린 선수들도 경험을 쌓아나가야 할 때 아닌가 싶어요. 가능성 있는 선수들과 함께 경쟁하면서 키워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대표적인 선수가 수베로 감독이 마무리 후보로 꼽은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다.
"범수는 호기심이 많아서 많이 물어보는데 저와는 피칭이 다른 스타일이라 존중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풀타임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부상으로 낙마하지 않고 시즌 끝까지 가보자고 말했어요. 작년 1년을 잘 버텨줬고, 올해도 작년보다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임할 거라 기대합니다."
대선배는 기술적 부분보다 정신적 부분에 대한 딱 한마디 조언을 던졌다.
"이제 본인도 욕심을 낼 나이고, 보직에 대해서도 생각할 텐데 그럴 때일수록 보직 욕심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마무리나 승리, 홀드 등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오로지 경기 수에만 집중했으면 싶어요. 지난해 풀타임 가까이 해봤으니 어떤 상황에 나가든 지난해를 뛰어넘는 최대한 많은 경기 나가는 걸 목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지옥에서 구해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 과연 그가 대선배의 기대대로 평정심 속에 클로저로 폭풍 성장할 수 있을까. 2022년 한화 마운드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