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신청"…74년 만에 군사중립국 포기

2022-05-16 08:58:50

(헬싱키 AFP=연합뉴스)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산나 마린 총리(왼쪽)가 15일(현지시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키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는 데 공동으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날이고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2022.05.16 jsmoon@yna.co.kr

핀란드와 스웨덴 정부가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핀란드 정부는 15일(현지시간) 가입 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는 데 공동으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날이고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핀란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런 절차는 형식적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핀란드 의회는 16일 이번 결정과 관련해 토론할 예정이며, 200명 의원 대다수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마린 총리는 "정부와 대통령이 훌륭히 협력해 오늘 중요한 결정에 이르렀다. 우리는 의회가 나토 가입을 신청한다는 이번 결정을 며칠 내에 승인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의회 승인 절차를 마치면 핀란드는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공식 가입 신청을 내게 되며, 신청 시점은 내주 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표는 니니스퇴 대통령과 마린 총리가 12일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밝힌 지 사흘 만에 이뤄졌다.

스웨덴의 집권당인 사회민주당도 이날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민당은 이날 특별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웹사이트에 공지했다. 사민당은 다만, 핵무기의 배치나 영토내 나토 장기 주둔은 거부하기로 했다.

스웨덴 의회도 16일 나토 가입과 관련한 토론을 할 예정이다. 현재 스웨덴 대부분의 정당은 나토 가입에 찬성하고 있지만, 좌파 진영에서는 나토의 가입이 지역 긴장만 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가입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소폭 앞섰다.
스웨덴은 빠르면 16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러시아와 1,300km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1948년 이후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 왔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면서도 인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스웨덴 역시 1949년 나토 출범 당시부터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선언했다. 이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자외교와 핵군축에 초점을 맞추고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국제무대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스웨덴과 핀란드 내 여론은 나토 가입 찬성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앞서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번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누구에게도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고, 러시아에도 "당신들이 이것을 초래했다. 거울을 들여다보라"고 답한 바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핀란드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와 나토가 직접 맞대는 경계가 현재의 배로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외교부는 12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군사·기술적 조처'를 포함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국의 나토 가입 계획을 설명했고,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핀란드의) 전통적 군사적 중립주의 정책 포기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다만 핀란드의 가입을 환영하는 나토 회원국 대다수와 달리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13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이 막판 변수로 거론된다.

나토 규정에 따르면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가능하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나토 외무장관 회동 후 자신이 스웨덴과 핀란드 상대방을 만났다면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려면 양국에서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분명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터키에 대한 일부 방산물자 수출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면서 터키가 누구를 협박하거나 나토 가입 문제를 국익에 지렛대로 삼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스웨덴이 터키에서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뜻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ulsid@yna.co.kr hwangch@yna.co.kr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Cli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