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건강보험료율 7% 벽 뚫고 법정 상한선 8% 위협하나

2022-05-20 08:28:32

[연합뉴스TV 제공]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의료단체간 내년 수가(酬價·의료서비스 가격) 협상 결과를 토대로 정해질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인상돼 소득의 7% 벽을 뚫으면 윤석열 정부 임기 내 법정 상한선인 소득의 8%마저 위협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 의료보장 장치인 건강보험을 재정적으로 안정되게 운영하려면 하루빨리 사회적 논의를 거쳐 건보료율 상한선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건보료율 간신히 6%대 유지…수가 협상 결과 따라 건보료 인상 때 7% 돌파 확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말 결론이 날 수가 협상 내용을 바탕으로 건강보험 가입자와 의료서비스 공급자,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열려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정한다.

올해 현재 건강보험료율은 6.99%로, 간신히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건정심에서 올해 보험료율이 7%를 넘지 않게 하는 수준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 건정심에서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동결하지 않고 올리기로 할 경우 내년 건보료율은 7%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료율은 최근 10년 동안 2017년 한 차례를 빼고는 해마다 올랐기에 내년에도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그간 억눌렸던 의료이용이 늘면 재정지출이 증가할 게 뻔한데다, 올해 하반기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지역가입자에 대한 재산공제를 확대하면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어 건보재정이 부실해질 우려가 있기에 건보료 동결 확률은 낮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6.99%인 건강보험료율은 내년에 7%대를 넘어서고 윤석열 정부 5년 임기 안에 법정 상한선인 8%에 바짝 다가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건강보험법 제73조(보험료율 등) 1항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1천분의 80의 범위에서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건강보험료를 월급 또는 소득의 8%까지로 제한해 놓은 것이다.

이런 보험료율 상한 조항은 1977년 의료보험(건강보험) 시행 당시 보험조합이 직장조합과 지역조합, 공무원·교직원조합 등으로 나뉜 상황에서 조합 간 보험료 차이를 좁히기 위해 도입된 장치이다.



◇ 초고령화로 의료비 급증…건보료율 조정해야 하지만 국민 반대 정서 걸림돌
하지만 우리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의 증가로 국민 의료비가 급증해 건강보험재정이 악화하는 상황이 우려되는 만큼, 의료비 지출을 효율화하는 것과 더불어 안정적인 재정기반을 서둘러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장강화에 따른 보험적용 확대로 의료이용이 증가하는 속도와 올해 하반기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 따른 수입감소 영향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연평균 3% 안팎으로 올리면 2026년경에는 건강보험료율이 법정 상한인 8%에 도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해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7월 공개한 보건복지부 의뢰 연구용역 보고서(건강보험 재정 중장기 운영 방향 연구)에서 가계 부담을 가중하는 방안은 추진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의료비 지출 증가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당분간 건보료율을 상한선 8% 이내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빠른 의료비 지출증가 속도로 건보료율이 법정 상한인 8%를 넘어설 상황에 대비해 보험료율 8% 상한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하는 점검 기회를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도 지난 1월 중순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현행법상 건보료율을 8% 이상으로 올릴 수 없는 것과 관련해 "지출 효율화와 정부 지원, 향후 보험료 수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법률 개정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며 건강보험법 개정의 필요성을 밝혔다.

이처럼 건보료율 상한을 45년여 만에 상향하거나 아예 폐지하려면 건강보험법을 뜯어고쳐야 하지만, 보험료 부담이 증가하는 데 대한 국민의 반대 정서가 강해 사회적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이 2020년 8월 5∼7일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한 결과를 보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응답자의 72.7%(중복응답)가 '부당청구·부정수급에 대한 관리강화'를 첫손으로 꼽았다.

이어 '국민의 합리적 건강보험 이용을 통한 비용 절감'(62.6%), '효율적 재정관리'(62.1%) 등에 무게를 실었을 뿐, '적정수준의 보험료 인상'(31.8%)과 '국고 지원 확대'(30.3%)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21년 6월에 설문조사 기관 나우앤퓨처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상대로 '국민건강보험 현안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한 결과를 봐도, 62.6%가 현재 소득에 대비해 건강보험료 수준이 부담된다며 보험료 인상에 반대했다.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에 불과했다.

보험료율은 지금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39.8%,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이 37.5%였고,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9.5%에 머물렀다.

특히 건강보험료율 법정 상한선을 소득의 8% 초과로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에 대해 55.1%가 반대한다고 응답했으며, 찬성하는 국민은 14.2%에 그쳤다.



sh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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