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12년째 짜장면값 2천원 받는 중식집 주인

2022-08-17 08:10:19

[촬영 김상연]

'짜장면 2천원, 탕수육 8천원'
인천시 강화군 양도면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범상치 않은 요리 가격이 적힌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부담 없는 가격에 단골이 됐다는 한 어르신 무리는 가게 안으로 들어서며 자리에 앉기도 전에 자연스레 "짜장면 5그릇"을 외쳤다.

고이 접은 1만원권 지폐 1장이면 거창한 식사는 아니더라도 오랜 친구들과 모여 앉아 짜장면 1그릇씩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 충분했다.

주방에서는 김상태(67)씨가 다부진 손으로 분주하게 면을 삶아 건져내고 탕수육을 튀겨냈다. 머리에 두른 두건은 주방을 가득 채운 열기 탓에 땀에 흠뻑 젖었다.

김씨는 아내 강영희(66)씨와 이곳 강화도에서 2010년부터 12년째 자장면값을 2천원에 팔며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탕수육은 소(小)자를 기준으로 8천원이다.

그는 어린 시절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 탓에 배를 곯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지금은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시절 짜장면은 쉽게 맛볼 수 없는 귀한 음식이었다.

짜장면을 마음껏 먹고 싶었던 소년은 어른이 돼서 장사를 시작했고, 면 뽑는 기술까지 직접 배우며 중식요리의 길로 들어섰다.

김씨는 "누구나 힘든 시절은 있기에 언제든 부담 없이 식사할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음식값을 올리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오랜 세월 장사를 하면서 숨통이 조금 트이니까 마음먹었던 것을 실천으로 옮겼을 뿐"이라며 "짜장면값을 4천원에서 2천원으로 낮춘 지는 12년이 조금 넘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게는 인천시에서 공식 인증하는 '착한 가격업소'로 지정돼있다. 인천에서 착한 가격업소에 포함된 중식집 중 김씨의 가게는 단연 가장 낮은 짜장면 값을 자랑한다.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에 다른 가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잇따라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이곳 가게만큼은 제 가격을 지키고 있다. 김씨 부부는 앞으로도 음식값을 올릴 생각은 없다고 했다.

김씨의 든든한 동업자인 아내 강씨는 "가격이 낮다고 재료 품질이 떨어지거나 요리에 소홀히 하는 것은 아저씨 성격상 용납하지 못한다"면서 "물가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사하는 동안은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화군을 포함한 인천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여행을 왔다가 입소문을 듣고 김씨의 가게를 들를 때가 많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 덕에 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씨는 "묵묵히 우주에서 빛나고 있는 '금성'을 상호로 정한 것처럼 변함없는 가격과 맛으로 오랫동안 손님들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goodluc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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