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만의 복귀전→또 터진 김진욱의 제구 불안…외인의 위로 "고개 숙이지 마라" [잠실포커스]

2022-09-23 11:23:33

롯데 김진욱.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야구에서 실패란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다.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괴물 신인', '역대급 투수'…롯데 자이언츠 김진욱(21)을 향한 뜨거운 기대치를 보여주는 수식어들이다.

프로 2년차 고졸 신인. 여전히 어린 나이다. 구위와 잠재력에 대한 팀 내부의 평가는 좋다.

문제는 실전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자신이다. 올해 김진욱은 12경기에 선발등판, 2승5패 평균자책점 6.60을 기록중이다. 첫 등판이었던 NC 다이노스전 7이닝 1실점 호투에 열광했던 팬들이 지쳐가고 있다.

글렌 스파크맨과 함께 사실상 올 시즌 롯데의 행보를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다. 스파크맨은 퇴출하면 그만인 외국인 선수지만, 김진욱은 롯데가 안고 가야할 영건이다. 올해의 좌절이 내년 내후년의 성장을 위한 토양이 되길 바라고 있다.

7월 26일 두산 베어스전, 선발등판한지 단 ⅓이닝 만에 5실점하며 무너지자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곧바로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 17일 확장엔트리로 1군에 복귀했다. 경기전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은 보였지만, 등판은 하지 않았다. 서튼 감독은 김진욱을 향한 질문에 "일정한 딜리버리(투구폼)를 유지하는게 관건이다.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거듭 답해왔다.

1군 콜업 5일만인 22일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김진욱은 LG 트윈스전 7-0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7점 중 4점이 경기 후반부에 쏟아진 만큼 점수 못지 않게 기세도 롯데 편이었다. 어느덧 필승조에 준하는 위치로 올라선 신인 이민석이 2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리드를 넘겨준 뒤였다.

이재원을 삼진,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난하게 경기를 마무리짓는듯 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채은성에게 솔로포를 허용했고, 급격히 제구가 흔들렸다. 사구, 안타, 볼넷을 잇따라 허용하며 순식간에 만루 위기에 빠졌다.

아무리 6점차라지만 상대는 타격 1위팀 LG다.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로선 놓쳐선 안되는 경기였다. 필승조급 구위를 지닌 서준원이 등판해 불을 껐다. 2경기 연속 등판이다. 투구수가 많진 않았지만, 롯데에겐 아쉬운 소모값이다.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마주친 김진욱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있었다. 히어로 인터뷰가 예정됐던 이날 승리투수 찰리 반즈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반즈는 경기가 끝난 뒤 따로 김진욱을 불러 위로와 격려를 전했던 것. 반즈는 "실패에 관해서 이야기해줬다. KBO리그에서 뛰다보면 실패는 당연히 겪는 일이다. 그 실패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하다. 거기에 따라 사람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실패를 하고 나서 고개를 숙이면 안된다. 스스로 일어나기 전까진 일어날 수 없다. 오늘의 실패를 이야기하고, 이겨내고, 그 다음 노력할 뿐"이라면서 "김진욱은 정말 출중한 재능을 지닌 투수다. 남은 시즌, 앞으로 KBO리그에서 성공할 거라고 믿는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두 선수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왼손투수라는 공통점도 있다. 반즈의 위로는 김진욱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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