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골드글러브 투표 2위에 오른 김하성이 건재하고 2021년 홈런왕 페르난도 타티스도 4월 말 돌아오는데, 11년-2억8000만달러를 들인 이유가 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AJ 프렐러 단장의 답은 간단했다. 보가츠가 유격수이니, 김하성이 2루로 옮기고 기존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1루로 연쇄 이동하면 된다고 했다.
언뜻 보면 깔끔한 해법 같지만 스프링트레이닝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샌디에이고의 내외야가 확실하게 정리된 것은 아니다. 더구나 올시즌 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어 중장기적 계획에 따른 포지션 정리는 필수적이다.
지난 주말 열린 팬페스트에서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빅4', 즉 보가츠, 마차도, 타티스, 그리고 후안 소토가 한 무대에 서는 광경이 펼쳐지자 이에 대해 MLB.com은 '누구도 수비에서 누가 어느 포지션을 맡는지 모르고 있었다'며 '크로넨워스에게 물었더니, 답할 사람을 잘못 골랐다고 했고, 타티스는 우리 감독님한테 여쭤보라며 시큰둥했다'고 전했다.
MLB.com은 '우리가 아는 3가지'를 '보가츠가 유격수에 기용된다는 것', '김하성이 2루로 옮기지만 유격수와 3루수 훈련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소토가 포지션을 옮길 용의가 있다는 것' 등을 꼽았다. 올시즌 후 마차도가 옵트아웃을 실행해 떠난다면 내년에는 보가츠가 3루로 가고, 김하성 또는 타티스가 유격수를 다시 맡게 될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김히성이 이번 오프시즌서 2루수 뿐만 아니라 유격수와 3루수 수비 훈련을 하는 것도 마차도 거취와 관련 있다고 보면 된다. MLB.com은 '현재로선 김하성은 어디든 볼 수 있는 검증된 내야수로 이번 오프시즌 세 포지션 훈련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하나, 마차도와 보가츠가 쉬거나 지명타자로 출전하면 해당 포지션에 김하성이 투입돼야 한다. 김하성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의 유격수로 출전한다.
소토의 포지션 이동은 타티스의 외야수 변신을 전제로 한다. 타티스는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가 풀리는 4월 28일부터 출전할 수 있다. 타티스는 2021년 외야수로 24경기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그런데 타티스의 강한 어깨와 펫코파크의 우중간이 넒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우익수가 유력하다. 소토가 다른 포지션으로 옮겨야 한다.
이에 대해 소토는 "난 왔다갔다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한 포지션에 뛰면 그 포지션만 봤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포지션에서만 플레이하기 시작한다면 모든 신경을 그것에 집중시키고 그와 관련된 생각만 한다. 하지만 그게 어느 포지션이라도 상관없다"고 했다. 일단 포지션이 정해지면 다시 옮길 생각은 없다는 얘기다. 소토는 프로 초창기 좌익수였다.
MLB.com은 '우리가 모르는 것 3가지'로 타티스의 정확한 포지션, 외야진 구성 방안, 크로넨워스의 향후 포지션 변동 가능성을 꼽았다. 특히 크로넨워스의 경우 FA 계약으로 온 넬슨 크루즈가 제 몫을 한다면 다시 2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김하성의 입지가 애매해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