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상대를 결코 쉽게 경기하지 않도록 만든다. 주자가 나갔을 때는 도루를 철저하게 이용한다. 아무리 발이 느린 선수라도 1년에 몇차례는 뛰도록 한다. 투수와 포수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다가 도루를 허용하는 모습이 가끔 나온다. 어느 주자이든 도루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인식시켜 투수와 포수가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투수의 퀵모션이 느리거나 포수의 2루 송구가 약한 팀을 상대로는 집중적으로 도루를 시도한다. 2016년 염 감독이 지휘하던 넥센 히어로즈는 237번의 도루 시도를 해 154개를 성공시켜 팀도루 1위에 올랐다. 당시 상대팀별로 도루 시도 횟수가 크게 차이났다. 두산 베어스전에선 단 14번의 시도만 했고, 8번 성공, 6번 실패로 성공률도 좋지 못했다. 반면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무려 47번이나 시도했고, 33번 성공해 성공률이 70.2%로 전체 성공률 65%보다 좋았다. 상대의 빈틈을 집요하게 공략했고, 그해 넥센은 KIA를 11승5패로 압도했다.
18일 경기에선 롯데 포수 이정훈 지시완을 상대로 오지환 문보경 서건창 홍창기 신민재 손호영 정주현이 하나씩 도루를 성공시켰고, 문성주와 송찬의가 1개씩 실패했다. 9번의 도루 시도에 7번 성공. 그리고 19일엔 주전 포수인 유강남 앞에서 박해민 오지환 신민재가 도루를 1개씩 성공시켰다. 이틀간 12번 시도해 10번의 성공을 했다. 성공률이 83.3%나 된다.
정규시즌 때도 LG가 롯데를 상대로 도루를 많이 시도할까. 빈틈이 보인다면 언제든 뛴다는게 염 감독의 야구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