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안권수(30)의 아시안게임 대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 야구 관계자의 반문이다.
너무 멀리 간 이야기가 맞다. 시범경기 설레발이 가득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규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재미가 아닐까.
지난해 롯데 합류 때만 해도 안권수를 향한 기대치는 외야 전 포지션을 뒷받침하는 멀티 백업, 황성빈(26)과의 경쟁 구도 정도였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코치진의 기대 이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더그아웃의 에너지를 책임지며 팀 분위기에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지난 25일 한화 전에서 뜻하지 않은 종아리 통증으로 교체됐다. 개막을 코앞에 둔 상황, 코칭스태프의 가슴이 덜컥할만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치료를 거쳐 큰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안권수의 활용에는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국내 리그에서 뛰는 건 올해까지일 가능성이 높다.
안권수가 내년에도 한국 리그에서 뛰려면, 해외 교포에게도 주어진 병역의 의무를 해결해야한다. 하지만 안권수의 가족은 모두 일본에 생활 터전을 잡고 있다.
확실한 미래가 있다면 군대를 다녀오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안권수 역시 SNS 라이브를 통해 "혹시 롯데가 (제대 이후를 보장할)장기 계약을 해준다면 한국에서 더 뛸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안권수는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7살이던 2020년에 비로소 KBO에 발을 디뎠다. 상무에 갈 수 있는 나이도 아니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와 제대하면 32세다. 운동능력와 실전 감각의 감소가 선수 가치에 치명적일 수 있는 나이다. 롯데 뿐 아니라 그 어느 구단도 장기 계약을 보장하기 어렵다.
안권수는 올해 프로 입단 4년차 선수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와일드카드' 아닌 일반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다. KBO 측은 "대표팀 자격에 문제가 없는 선수다. 애초에 드래프트에서 뽑힌 선수 아닌가"라고 확인했다.
결국 안권수가 올시즌 보여줄 성적에 달렸다. 일단 시범경기에선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오는 9월말 열릴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따내 군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혹은 롯데가 장기계약을 보장할 만큼의 기량을 성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올해 이후에도 안권수를 보는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